25일 월급날에 많게는 수십만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직장인들을 깜짝 놀라게 한 건강보험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대국민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아 혼란과 충격을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른 바 '윗선'에서 4.27 재보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건강보험료 정산문제에 대한 자료배포와 설명을 연기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2일 2010년도분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 정산과 관련, 보도 자료를 통해 설명할 예정이었다.

 

즉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등으로 2009년도에 비해 2010년도에 소득이 증가한 경우 추가로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고 임금 등이 인하된 경우 보험료가 환급되며 이 절차가 4월 월급날에 이뤄지게 된다는, 월급날 전에 국민이 알아야 혼란이 없을 내용을 22일 알릴 계획이었다.


복지부 담당자는 다만 설명 연기와 관련해 “올해부터 4대보험이 통합징수되면서 데이터 량이 방대해져 업무처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군색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속사정은 달랐다. 정산 금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다는 내용을 미리 설명할 경우 4.27 재보선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 '윗선'의 지시 때문에 연기하게 된 것이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재보선이 끝난 다음인 28일로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는 먼저 안을 만든 뒤 청와대 비서실의 담당 정책파트너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친다. 교육과 관련한 중요한 정책이나 발표사항이라면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실에 먼저 보고하고 협의하는 것이다.

또 총리실에도 보고하지만, 주는 청와대여서 청와대와 협의된 내용이라고 하면 총리실은 의례적인 절차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사전에 당정협의 절차를 거치는 경우도 많다. 여당과 협의하지 않을 경우 당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줘 견제를 받을 수 있고 대국회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에 자료 배포 연기를 지시했다면 청와대나 여당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건보료 정산 관련 설명을 연기한 것은 갑자기 월급에서 많은 액수의 건강보험료가 빠져 나갈 경우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미쳐 재보선에서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의도와는 반대로 설명 연기가 정부.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직장인들은 갑자기 수십만원이 빠져나간 월급명세서를 보며 깜짝 놀랐고 이는 건강보험과 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건강보험 재정적자 문제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고 정부가 건보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혼란은 건보 재정적자 해소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에서 정부가 정책을 이용해 선거에 개입했다며 선거법 위반 여부를 문제삼고 나설 경우 논란이 확산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대책 마련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반응형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