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 부

눈이 부셨다. 매미소리도 들린 듯 했다. 미세한 바람이 P의 옷깃에 스칠때 P는 눈을 떴다. 아직도 잠기운이 남아있는 지 뒤척였다. 그리고 옆 자리를 보는데 B양이 사라지고 없었다. P는 몸을 곧추 세웠다.'어덯게 된 걸까?' P는 생각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어제 B양에게 커피를 사준다음 몇몇 일상대화를 나누었고 나란히 자게 되었는 데 갑자기 자신에게 안겨와 그녀의 가슴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없다.'
P는 자신을 안은 B양의 자취를 찾고 있었다. 어제 단 하루뿐이였지만 P의 순간적인 아찔함은 계속되고 있었다. P는 텐트에서 나와 폐교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운동장에는 사람들이 모닥불 근처에서 별을 이불삼아 잤던 그 상태로 흩어져 있었다. P는 그 중 한명을 조심스레 깨워 B양의 근황을 물어봤다. 약간 짜증스러운 어투로 B양이 어제 새벽에 돌아와서 집으로 간다는 말만 남기고 갔다고 했다. 다시 P는 그 사람에게 B양의 연락처를 물어 봤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핸드폰 번호를 낼름 말해주고는 다시 잠에 빠져버린 그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텐트로 돌아왔다. 그리고 텐트를 바로 걷고 발걸음을 제촉했다. 그녀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제 14 부

@P의 삼각관계 2

"여보세요. 혹시 B양 핸드폰 맞습니까?"
"예! 전데요. 누구시죠?"
"아! 예! 전 P라고 하는 사람인데요. 기억하시겠어요?"
잠깐의 침묵을 깨고 그녀의 전화 목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제 핸드폰 번호를 아셨죠?"
"아! 그건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요."
둘의 전화 통환느 이후로 계속되었다. 어렵사리 만나자는 약속을 받고 P는 시내로 나갔다. 약속시간이 20분을 넘고 있었다. 핸드폰을 다시 할까 하다가 오겠지하는 마음에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40분을 넘겨서야 그녀의 모습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그 때 술먹고 자신에게 보여줬던 이미지와 너무 딴 판이었다. 세련된 도시미에 어딘가 모를 새침떼기 같은 이미지를 풍기는 처녀의 모습이었다.
"오래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차가 막히는 바람에...."
이렇게 얘기하고는 미안한 듯이 고개를 떨구고 오른쪽으로 뻗어있는 가르마를 쓰다듬는 것이었다. 미안했긴 미안했나보다.
P와 B양은 한 호프집으로 갔다. P는 커피숍을 제안했는데 B양이 초면도 아닌데 무슨 커피숍이냐면서 막무가내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둘은 호프집에서 그간 있었던 모든 얘기들을 나누었다. B양의 얼굴은 빨개졌다가 하애졌다가 이내 다시 빨개지는 카멜레온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
"재가 그랬단 말이예요? 말도 안돼. 지어내신 거죠? 전 기억이 없는데.....
'당연히 기억이 안난다고 해야지. 기억이 나면 쪽 팔릴는 데!' P는 속으로 킬킬 웃었다.
"자 ! 분위기도 그런데 2 차가죠. 소주방 어때요? 소주방은 제가 쏠께요."
B양은 분위기를 바꾸기위해서 얼른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P와 B양은 소주방에서 소주6병을 바로 해치웠다. 그리고 헤어졌다. 이런 만남이 지속되다보니 차츰 둘 사이는 가까워졌다. 그러나 이 소식이 둘만의 비밀이 아니었다. 어느새 이 소문은 A양의 귀에 까지 들어오고야 말았다. (연인들이 사귄다는 소문은 모르는 놈이 바보라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아닌가? 어찌 됐건!) A양은 P에게 전화를 걸어 좀 보자고 얘기를 했다. (이를 어째? 우리의 P는 걱정이 태산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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