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부

P 의 얼굴에 로션과 스킨을 바르고 그 위에 파우더를 발라 얼굴을 희게 만든 다음, 누썹을 그리고 아이 섀도우로 눈을 부풀린다음 마스카라로 눈썹을 치켜 세우고 립스틱을 붓에 발라 두꺼운 입술에 듬뿍 바르고 볼 터치를 하고 마무리를 하니 이게 웬 부조하란 말인가! 눈 뜨고는 차마 볼 수 없는 몰골이 그려져 있었다. 거울을 본 P는 잠깐 놀라더니 이내 포기한느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들은 머리까지 손질해주고 가슴을 만들어 옷을 입혀줄때까지 흥분해 있었다. 남성들에 대한 조롱찬 눈빛을 한 없이 보내면서.
어찌됐건 아주 요상한 작품을 만들어내곤 여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너무 예쁘다는 것이였다. 차마 P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난생처음 해본것도 있겠지만 이렇게 많은 여자들 앞에서 조롱의 눈빛을 십사리 감당해 낼 자신도 없는 P였기 때문이었다.
참가 선수는 6명. 다들 꾸민다고들 했지만 어찌 여자와 같을 소냐. 한 아이는 화장이 붕 떠 마당쇠 역할을 맡으면 제격일 것같은 모양새였고, 한 아이는 너무 깡 말라 시체를 연상시킬 정도로 비참했다. 나머지 아이들은 다 거기서 거기였다.
"자! 여러분께서 고대하고 고대하신 미스/미스터 선발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와!"
함성속에 시작한 대회는 어느덧 종반에 다달았다.


제 7 부
"이제 미스와 미스터가 함께 무대 중앙로 나와 가장 섹시하게 추는 팀에게 1등을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점수는 비슷비슷 하니깐요."
P의 순서는 세 번째였다. 지금까지 춘 녀석들은 그냥 대충 춘 것 같았다. 반응도 시큰둥했다. 하지만 P도 지금까지 춤을 춰본 일이 없기에 대강 추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P가 작은 떨림을 감지했다.
"P야! 얼른 나가자! 우리가 1등 먹어 버리자!"
P의 파트너인 A양이 P의 손을 잡고 재촉했다. P의 작은 떨림도 A양이 P의 손을 잡았을때 일어 났으리라.
둘은 무대 중앙으로 걸음을 옮겼다. 순간 주위는 매우 조용해졌다. 마치 폭풍 전야처럼말이다. 관중들은 둘의 움직임을 주시했다.이윽고, 앰프의 스피커에서 다 장조의 경쾌한 음절이 쏟아지는 순간 갑자기 P의 골반이 앞 뒤로 움직이고 있었다. P도 자신의 이런 행동에 흠짓 놀랐다. 음악에 몸이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골반을 몇 차례 튕겨준다음 왼쪽 다리가 벌려지고 양손이 가슴에서 다리까지 쓰다듬을 때까지 온 몸으로 웨이브를 넣고 있었다. 이에 관중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P는 한 번 관중을 쳐다본다음 자신의 이런 행동에 열광하는 걸 보니 자신도 모르게 절로 흥이 났다. 마음과 몸이 따로 되어 놀고 있었던 처음과 다르게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이제 P의 손마디는 A양의 허리를 잡고 있었다. A양은 P에게 몸을 맡기고 있었다. 둘의 몸이 밀착되고 빌빌 꼬기 시작했을때 관중들의 반응은 더욱 거세졌다. P의 몸에서는 엔돌핀이 마구 품어져나왔다. 둘의 거친 숨소리는 그대로 관중에게 전해졌다. 무아지경의 쇼맨쉽이 절정에 달했을때 음악이 멈췄다. 관중도 여운이 남는 듯 술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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